93 장

헤일 가의 저택을 나온 뒤, 에이라는 집으로 곧장 가지 않았다.

우버를 타고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작은 이탈리아 식당으로 갔다. 체크무늬 식탁보에, 빈 와인병에 촛불을 꽂아둔 그런 곳. 헤일 가를 연상시키는 구석은 하나도 없었다. 바로 그게 좋았다.

그녀는 이번만큼은 마음껏 원하는 걸 시켰다. 트러플 파스타, 키안티 한 잔, 디저트로 티라미수. 서두를 이유도, 보고할 사람도 없었다.

혼자만의 작고 은밀한 파티였다.

집에 돌아와서는 샤워를 하고 낡은 티셔츠를 대충 걸치고, 혼인 해소 증명서를 트로피처럼 침대 옆 탁자 위에 올.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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